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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타임지 선정 세계 100대 걸작 영화에 선정"

감독과 주연을 맡은 구루 두트는 볼리우드의 성자로 추앙 받고 있다. 1925년에 태어나 1964년에 세상을 뜰 때까지 모두 8편의 영화를 감독하고 17편의 영화에서 배우를 했을 뿐인데도(이는 다작이 다반사인 볼리우드 시스템에서는 굉장한 작가주의를 고집했다) 그는 거의 전설이 되어 있다. 특히 그가 유작 '종이 꽃'을 남기기 바로 앞서 남긴 1957년 작 '갈증'은 세계 영화사에 인도 영화의 족적을 확실히 각인시키는 데에 결정타를 가져왔다. '갈증'은 1928년 사랏찬드라 샤테지, Saratchandra Chatterjee가 발표한 소설 "데브바스, Devdas"를 원작으로 구루 두트가 우울하고 로맨틱한 필름 느와르로 재탄생 시킨 걸작이다. 물론 그 동안 데브바스는 인도에서 수 차례 영화화되었지만 (심지어 2002년에 리메이크된 '갈증'은 볼리우드 역사상 최대의 제작비 1,030만 달러를 투입시켜 인도 최고의 영화상인 필름 페어 영화제를 휩쓸다시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구루 두트가 만든 '갈증'에 필적할 리메이크 작은 요원한 것처럼 보인다.

흑백의 짙은 콘트라스트에 영면되는 세트의 그림자와, 인도 역사 속의 뿌리 깊은 신분의 벽으로 인해 서서히 파멸되어 가는 연인의 사랑, 가부장의 권력에 대항해서 끊임없이 투쟁하는 한 남자의 절망, 그리고 그런 남자를 향한 두 여인의 사랑이 이루 말할 수 없는 S. D. 버만의 아름다운 오리지널 스코어와 함께 장장 141분간 표현된다. 사실 '갈증' 이전에도 인도에서는 뮤지컬로 표현된 영화가 많이 있었다. 뭄바이에서 만들어진 인도의 첫 번째 무성 장편영화 "라자 하리샨드라,Raja Harishchandra,1913"에서도 뮤지컬의 기운을 엿볼 수 있을 정도이니 인도 영화와 음악이 얼마나 가까이 있는가는 쉬이 짐작할 수 있다. 그러다 1931년 첫 번째 유성영화 "알람 아라, Alam Ara,1931"가 노래와 춤, 판타지가 어우러진 전형적인 발리우드 뮤지컬의 포문을 열면서 인도 영화의 뮤지컬 전성시대가 열리기 시작했다. 이후 대부분의 발리우드 영화에는 장르를 불문하고 노래가 빠지지 않게 되지만 정확하게 노래와 영화가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 속에 절묘하게 접목된 영화는 발리우드 네오리얼리즘의 신 장르를 개척시켰다는 '갈증'이 처음이었다. 이후 구루 두트의 대를 이은 거칠고 반항적인 캐릭터의 아미타브 바흐찬 같은 배우들이 국민의 영웅으로 떠오르지만 여전히 구루 두트 만큼 철학과 낭만에 가득 찬 시네 아티스트는 쉬이 나타나지 않는 것 같다.그래서 인도에서는 아직도 구루 두트의 사망기념일에 즈음하여 그의 평소 노래가 담긴 CD와 그를 기념하는 우표를 발행하는 등 여전히 그를 추억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